1. 2025년 개발자로서 안착할 수 있었던 고마운 한 해
이전에는 개발과 전혀 관계 없는 다른 직종에 종사하다가 노베이스 부트캠프 출신 개발자가 된 나는 많은 것이 불안정했다. 팀에 개발자 수가 적기 때문에 내가 커버해야 하는 영역은 많은데 실력과 경험이 받쳐주지 못했다. 일은 많지, 버그는 터지지, CS는 계속 들어오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했다. 특히, 2025년은 서비스가 큰 성장을 이룬 해였는데, 이 때문에 서비스 유입이 많아져서 서버에 트래픽 장애가 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식은 땀 나는 상황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저찌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이런 저런 일들 덕분에 실력이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내 고통을 즐기던 친구 개발자 중에 하나가 내가 어려운 경험을 신입 때 할 수 있었던 것을 은근히 부러워 한다. 괜시리 뿌듯해지곤 한다.
2. 나는 어떤 일을 했을까?
올해 나는 백엔드, 프론트엔드, devOps 전방위에 걸쳐 업무를 수행했다.
백엔드 업무로는 당연하게도 뮤팟 서비스 유지보수가 있고, 그 외에도 tts, moari 프로젝트 백엔드 기능 구현을 맡아 처리했다. 프론트엔드 쪽 업무도 어느정도 맡게 됐는데, (기능이 딱히 없는)간단한 웹페이지 제작이나, 간단한 프론트엔드 쪽 디버깅을 하는 보조로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devOps 업무도 꽤 많이 했다. 대표적으로는 posthog와 grafana 등 회사 업무용 툴들이 리소스 부족으로 계속 먹통이 나서 서버를 분리하고 migration하는 업무였다. posthog는 이러고도 자체적으로 용량 제어를 하지 못해서 내가 직접 자동화 처리를 추가로 수행해야 했다.
이런 많은 일들은 할 때는 머리가 터져 나가는 줄 알았지만, 끝나고 나니 내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경험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3. 신입이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을까?
개발 좀 해본 분들이라면 당연히 아시겠지만, AI의 도움이 컸다. 내 실력의 80%는 AI 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내가 AI를 실제로 사용한 방식은 좀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AI를 작업 용이 아닌 학습 용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AI Agent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아마 tts 프로젝트 처음 시작할 때 베이스 아키텍쳐 생성 용으로 딱 한번 만 쓴 게 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나의 시간을 많이 아껴 주었기 때문에 신입이면서도 저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다.
(NVIDIA)
4. AI는 나의 길잡이였다.
처음에 AI는 당황스러운 존재였다. 환각 효과 때문에 AI한테 질문을 했을 때 나오는 답의 상당수는 틀렸거나 어딘가 기묘하게 뒤틀려 있었기 때문이다. 신입 시절에는 AI랑 참 많이 지지고 볶으며 싸웠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어려운 디버깅 한 번 하겠다 치면 질문 횟수가 100번을 넘어가기 일수였다. 그렇게 해도 결국엔 답이 안나와서 다 때려 치우고 싶어진 적도 많았고.
이런 기조가 바뀐 것은 여느때처럼 AI와 한바탕 싸우고 있을 때였다. 문득 얘가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답을 내놓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답을 물어보는 대신 도대체 어디서 답을 가져 왔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AI가 링크와 키워드를 몇개 가져왔는데, 거기엔 AI가 내놓은 답변이라고는 토씨 하나도 적혀있지 않았지만, 내 의문의 답이 그곳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깨달음을 얻었다. “아, AI한테는 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답으로 가는 길을 물어봐야 하는구나.” 이 관점에서 시작돼 내 나름대로의 질문법을 정립하면서 AI와 문답을 하다보니 어느새 시력이 일취월장 해있었다. 만약 나와 같이 노베이스 생신입인 사람이 있다면 3개월만 AI를 작업용이 아닌 학습용으로만 써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된다.
(Freepik)
5. 2026년에는 뭘할까?
2026년에도 참 많이 바쁠 예정이다. 일단 지금 하는 모아리 프로젝트도 끝내야 하고, 개발 공부도 계속 해야 하고 뮤팟 서비스 유지보수도 해야 한다. 만약 여유가 된다면 CI/CD와 그래프 DB, 분산환경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 올해는 무슨 일들이 있으려나.





